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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서, BABIP와 FIP의 개념을 모르고 넘어가기엔 글의 한계가 많을 것 같다. 따라서 이 얘기를 우선 풀어가려고 하는데, 좀 이해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다. 논문 한편 더 읽는 것만큼은 어렵게 하지 않을 것이니 양해 바란다. 내가 논문 쓰듯이 쓸 수 있었다면 여기서 안 이러고 논문 쓰고 있었을 것이다.

- BABIP

박찬호.jpg
텍사스 팬 여러분, 최고의 선발 투수를 영입했습니다

제목은 실제로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박찬호가 했던 말이다. 2005년 인터뷰에서, 그는 “땅볼 타구를 유도했는데 안타가 되는 것은 나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 (사실 그는 이 경기에서 주자 12명을 내보내고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1999년, 당시 우리와 비슷한 대학원생이었던 보로스 맥크라켄은 논문을 쓰면서 심신이 피곤했는지 한가지 희한한 제안을 한다. 이는 ‘페어 영역에 떨어진 공에 대해, 그 공이 안타가 되고 안되고를 컨트롤하는 능력은 모든 투수가 같다’라는 이상한 말이었다. 즉, 류현진이나 류현진과 폼이 비슷한 류창식 아니 유창식의 공이 일단 배트에 맞고 라인 안쪽에 떨어지면, 이를 안타가 되지 않게 만드는 능력은 류현진이나 유창식이나 비슷하다는 아주 파격적인 주장이다.

야구 팬들의 대부분이 받아들일 수 없었음은 당연하고 세이버쟁이들의 대부였던 빌 제임스조차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원생의 히스테리 뻘소리로 여겨지던 이 말은, 하지만 연구를 통해 점점 비슷하게 맞는 말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맥크라켄의 말이 아주 맞는 말은 아니었지만, 결론적으로 톰 탱고의 연구가 이루어졌고 그 비율은 다음과 같았다.

44% : 운
28% : 투수 능력
17% : 구장
11% : 수비

그렇다. 땅에 떨어진 공 중 44%가 정확히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공이었다. 투수의 능력은 열에 셋도 채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에 오래도록 활동한 투수들을 비교해본 결과, 일단 페어 지역에 떨어진 공이 안타가 될 확률은 투수마다 그렇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지금 소개하는 지표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페어 지역에서의 안타 확률’, 바로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BABIP)이다.

BABIP = (안타 – 홈런) / (타수 – 삼진 – 홈런 + 희플)

결과적으로 분모는 수비수가 전혀 제어할 수 없는 홈런, 삼진, 사사구를 제외한 부분이고, 분자는 안타로 기록된 부분 중에 페어 지역에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일반적인 상식대로라면, 전설적인 투수들은 다른 일반적인 빌빌거리는 투수에 비해 BABIP이 낮을 것이다. 다음은 투수들의 통산 BABIP 기록이다.

사이 영 .279
월터 존슨 .263
로저 클레멘스 .284
랜디 존슨 .291
놀란 라이언 .265
페드로 마르티네즈 .279
찬호 팍 .287
노모 히데오 .284

역시 상식적인 결과는 아니다. 우리 찬호 형이 랜디 존슨보다 통산 BABIP이 낮다고 해서 그가 랜디 존슨보다 훌륭한 투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vice versa. 중요한 사실은, 실제 정말 허접한 투수들이 아니고서는, 투수들의 통산 BABIP은 .280~.285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연도별 상관관계도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투수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맥크라켄은 이를 그렉 매덕스의 기록에서 이상함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은 매덕스의 기록 일부이다. 연도, 피안타율, BABIP, 평균자책점 순이다.

1997 .231 .280 2.20
1998 .215 .262 2.22
1999 .287 .324 3.57
2000 .234 .274 3.00
2001 .246 .286 3.05

매덕스.jpg
세상에 피할 수 없는 것은 세 가지가 있다 : 죽음, 세금, 매덕스의 15승

1999년의 BABIP이 유난히 높고, 이에 따라 피안타율과 방어율도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해와 그 다음 해에 BABIP이 평균적으로 돌아오면서 기록도 다시 향상됐다 (많이 돌아오진 않았다 ㅠㅠ). 우리나라의 예시를 보면, BABIP의 살아있는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유동훈을 들 수 있다.

2008 .230 .256 3.43
2009 .159 .181 0.53
2010 .264 .319 2.85
2011 .283 .301 3.94

유동훈의 통산 BABIP은 .278인데, 그러니까 그는 짧게 말해서, 09년에 KIA의 우승을 위해 안드로메다 범위 내부에 있는 온갖 우주의 기운을 끌어 모아 시즌 내내 평균보다 1할이나 낮은 BABIP을 기록하고 산화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동훈.jpg
운이 없어서 (사실 작년에 운을 다 써서)

투수 BABIP에 대한 후속 연구들은 많이 존재하나, 우선 이런 개념이 있다는 것만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참고로 타자의 BABIP은 투수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홈런 타자들은 대부분 BABIP이 낮으며, 발 빠른 출루형 타자들이 높은데 타자의 통산 BABIP 기록을 짧게만 살펴보고 넘어가도록 하자 (~2013 시즌 기준).

마이크 트라웃 .367
조이 보토 .359
신수 추 .352
스즈키 이치로 .344
애덤 던 .287
배리 본즈 .285
마크 맥과이어 .255

결과적으로, 투수는 .280~.285의 BABIP으로 수렴해가고, 타자는 본인 고유의 BABIP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BABIP 이론에 따르면, 타자를 타율 3할이 넘냐 아니냐로, 혹은 투수가 방어율 3점대를 찍느냐 못 찍느냐는 생각보다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 투수가 그 해에 재수없게 BABIP이 높으면 연봉 ‘먹튀’가 될 수 있고, 타자의 BABIP이 낮으면 어쩔 수 없이 ‘선풍기’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방어율이나 타율의 연간 상관관계는 굉장히 낮은 편이다.

가장 최근의 예시로, 채태인의 올해 성적 하락을 들 수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되어있었는데, 보통 3할보다 조금 높은 BABIP을 기록하는 채태인은 작년 BABIP이 무려 .472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메이저의 모든 역사까지 통틀어서도 30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중 가장 높은 BABIP이었다. 원기옥을 받지 못한 올해 그는 BABIP이 1할 이상 떨어졌고(.361), 타율은 6푼4리 떨어졌다 (물론 채태인이 나쁜 타자란 뜻은 결코 아니다). 많은 야구 관계자들이 '3할'을 기준으로 좋은 타자냐 아니냐를 나누고, 못치면 쟤가 실력이 떨어졌냐느니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물론 타자의 고령화, 실력 하락 등의 팩터일수도 있지만, 사실 올해 그가 다른 곳에 운을 다 써버리는 바람에 야구에 운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추신수.jpg
올해 BABIP이 .308에 불과했다

- FIP

그렇다면 운의 요소를 제외하고 투수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는 없을까?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요새 간간히 기사에 나오기도 하는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FIP)이다. FIP는 굉장히 간단하다. 피홈런, 사사구, 탈삼진, 그리고 이닝만 들어가면 된다.

FIP = [13*피홈런 + 3*(볼넷+몸에 맞는 볼) + 2*탈삼진]/이닝 + C (C는 리그 평균 상수)

FIP에는 안타 등의 팩터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시즌이 운이었나 아니었냐를 판단하기에 적절하다. 실제 방어율과 FIP 순위를 비교해보면 뭔가 좀 다르다는 느낌이 날 것이다. 아래 기록은 올해 방어율과 FIP 순위이다.

1. 밴헐크 (3.18) / 밴헤켄 (3.43)
2. 김광현 (3.42) / 밴헐크 (3.71)
3. 밴헤켄 (3.51) / 니퍼트 (4.18)
4. 차알리 (3.81) / 양현종 (4.19)
5. 니퍼트 (3.81) / 우규민 (4.28)

방어율까진 이해하겠는데 FIP 부분에 뜬금없는 이름 두 사람이 나오기도 한다. 당연히 FIP 역시 구장 문제, 해당 팀 수비 문제 등의 문제가 포함되기 때문에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밴덴헐크는 규정이닝 투수 중 BABIP이 세 번째로 낮은 투수였고 (1위 에릭/2위 리오단), 이는 어느 정도 운빨 혹은 수비빨로 방어율 1위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홈런을 많이 맞는 구장에서 (파크 팩터가 높다고 이야기한다) 던지는 투수가 불리하다는 점 때문에 xFIP라는 뜬공 비율을 고려한 지표가 등장했고, 운을 최대한 배제한 SIERA, 아예 홈런을 빼고 삼진과 볼넷만 고려한 kwERA, 사실상 삼진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내야 플라이를 포함한 IFFIP 등등이 FIP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FIP의 설명력이 이렇게 복잡하게 제작된 스탯에 비해서도 크게 밀리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그냥 FIP를 주로 사용하기로 한다.

BABIP과 FIP에 관해서는 더 긴 글을 써도 모자라나, 복잡함을 제외하기 위해 여기까지만 해두기로 하자. 사실 어떻게 설명해야 쉬울지 모르겠다. 흑흑.

출처 : Redbirds Nest in Korea, fangraphs.com, the hardball times, 야구도락, 엔하위키 'BABIP', kbreport, Baseball Prospectus
  • ?
    우프 2014.12.11 01:09 0/0
    14 FIP 상위 10걸 라인에 배영수 있었는데 말이죠 ㅠㅠ
  • ?
    쿨럭 2014.12.11 12:43 0/0
    배영수에 대해선 FA 때 조만간 언급할 생각입니다 ㅠㅠ
  • ?
    harry_ryoo 2014.12.11 01:18 0/0
    저 BABIP는 한두번 들은 내용이 아닌데도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 같네요....ㅎㅎ
  • ?
    쿨럭 2014.12.11 12:44 0/0
    연구가 진행되면서 '운'이라 불렸던 영역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는 합니다. 물론 투수 능력은 여전히 30%를 밑돌고 있지만요.
  • profile
    작업관리자 2014.12.11 12:15 0/0

    "내가 논문 쓰듯이 쓸 수 있었다면 여기서 안 이러고 논문 쓰고 있었을 것이다." ㅋㅋㅋㅋ

    내용보다 더 재미있는 드립들 ㅋㅋㅋㅋㅋㅋ


    근데 제목은 "타율" 도 포함하고 있는데 내용엔 타율이 없어요!

  • ?
    쿨럭 2014.12.11 12:46 0/0
    항상 좋은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타율의 연간 상관관계는 굉장히 낮은 편이라 별로 의미 있는 기록이 아니다'라는 얘기가 하고 싶어서 제목에 언급했는데 좀 약했나봅니다. 보충하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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