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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8 15:41

[능력자K] 우리 시대, 불펜투수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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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시대, 불펜투수의 가치

라루사이즘. 2013년 명예의 전당에 오른 감독이자, 자신이 16년동안 감독을 맡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영구결번자이며, 역대 메이저리그 감독 최다승 3위에 빛나는, 토니 라루사 전 감독이 창시한 야구 스타일을 뜻한다. 전문 불펜투수라는 개념은 라루사 이전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말이었다. 이전까지는 선발이 대충 6~7이닝을 던지고 (완투도 밥 먹듯이 하고) 나머지 2~3이닝을 다른 투수가 대강 막는 식이었다 (일명 중무리). 실제 라루사이즘 이전의 1985년 상황을 보면, 가장 이닝을 많이 먹었던 버트 블라이레븐은 무려 293.2이닝을 던졌으며 (17승 16패), 37경기 중 24경기를 완투(5경기 완봉)했다. 두 번째로 이닝을 많이 소화한 드와이트 구든도 276.2이닝, 35경기, 16완투(8완봉)를 기록했으며, 200이닝을 넘게 던진 투수는 무려 59명이었다. 작년과 비교해보자면, 가장 많이 던진 데이빗 프라이스는 248.1이닝을 던졌지만 완투는 단 3번이었으며,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236이닝 동안 완투가 단 한 번도 없었다. 200이닝을 넘긴 투수는 34명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준. 최근과 비교해보면, 이렇듯 라루사 이전의 투수들은 엄청난 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사실 저렇게 심심하면 완투하면서도 구위가 랜디 존슨급인 투수들만 한 7~8명씩 있다면 투수 운영에 별 고민이 없을 것이다 (나한테 맡겨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에이스 한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채워야 할지 고민해야 했던 것이다. 1988년, 라루사는 이를 위해 한 가지 해괴한 실험을 하게 되는데, 바로 9회에만 등장하는 투수를 준비시킨 것이다. 그러고는 선발로 쓰기는 구위가 많이 떨어진 투수 하나를 선택했다. 그 투수는 바로 최초의 전문 마무리 투수이자, 사이영과 MVP를 동시에 수상했던 데니스 에커슬리였다. 라루사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둔다. 그가 맡은 오클랜드는 1988~1990년 3년 동안 모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며, 1989년에는 우승도 차지한다. 이외에도 라루사는 지금은 흔히 사용하는 5선발 로테이션을 정착시켰으며, 9회뿐만이 아닌 7~8회에 등장하는 1이닝 불펜투수, 좌타자 스페셜리스트 등 우리가 현재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하는 투수 사용법을 정립한 혁명가였다.

하지만 세이버메트릭스의 등장 이후, 라루사 방식에 너무나 집착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랜디 존슨이 있다면 그를 에이스로 써먹어야지 불펜이 약하다고 에이스를 불펜으로 내려보내는 이상한 실수를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윤석민, 그리고 결국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김광현의 마무리 전환을 들 수 있다 (비슷한 이유로 저자는 봉중근의 마무리 전환도 여전히 효과가 의심스럽다). 웬만한 선발투수의 가치는 불펜투수의 것보다 훨씬 큰데, 에커슬리의 경우처럼 선발로써의 가치가 떨어져 불펜으로 돌리는 것은 이해하지만 선발 가치가 충분한데도 굳이 1이닝만 쓰겠다는 것도 정말 이상한 얘기다.

이를 WAR(Wins Above Replace;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로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실제로 불펜투수의 끝판왕으로 여겨지는 마리아노 리베라의 경우 커리어 최고 WAR이 4.3에 불과하다 (1996년). 4.3 WAR이 어느 정도냐면, 올해만 따져도 4.3을 넘는 ‘투수만’ 14명이었으며, 최고 WAR을 기록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수상자 코리 클루버가 7.3을 기록했다 (클레이튼 커쇼 7.2). 1996년 당시로 따지면 투수 중 22위에 불과했는데, 당시 위의 21명은 모조리 선발투수였으며, 리베라를 제외하고 39위까지는 전부 선발투수였다 (사실 이거만 봐도 리베라가 얼마나 대단한 투수였는지 알 수 있다. 참고로 40위는 3.1 WAR의 로베르토 에르난데스). 그나마도, 1996년 리베라는 사실상 2~3이닝을 던지는 땜빵 불펜투수였으며, 61경기 107.2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5세이브를 기록했을 뿐이다. 리베라가 본격적으로 마무리로 전업한 것은 그 다음해부터로, 이 이후에 WAR 3을 넘긴 해는 마무리 17년 커리어에 딱 세 번에 불과하다 (2001년 3.2 WAR, 50세이브; 2005년 3.0 WAR, 43세이브; 2008년 3.3 WAR, 39세이브).

리베라조차 이 정도라면 다른 불펜투수들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승환이 이 정도의 가치를 했을 것이다 (과거 6~7회부터 몸풀던 선동열은 예외로 하자). 선발로 한 경기도 출장하지 않은 불펜투수 중 가장 WAR이 높은 투수가 넥센의 조상우와 한현희인데, 둘 다 1.5를 넘지 않는다. 마무리투수인 봉중근과 임창용도 1.4 정도이다. 이게 어느 정도 수치냐면,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23명의 투수들 중 이태양, 유먼, 채병용, 임준섭을 제외한 19명이 WAR 1.4 이상이다. 올해 FIP 5.00을 넘긴 유희관(WAR 2.9), 장원준(2.6)조차도 조상우나 한현희보다 훨씬 높았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메이저리그에서는 실제로 불펜투수들에게 큰 투자를 하지 않는다. 2001년 양키스는 2000년까지 165세이브를 기록해준 리베라와 4년 3999만 달러에 계약하며 끝내 연평균 천만 달러를 주지 않았다. 같은 해에 양키스가 리베라와 같은 '양키스 코어4'인 데릭 지터에게 무려 10년 1억 8900만 달러를 보장해준 것과 너무나 비교가 되는 순간이었다. 역시 2001년에는 텍사스가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10년 2억 52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이는 아직도 역대 연평균 계약 규모 4위), 뉴욕 메츠의 선발 투수 마이크 햄튼은 콜로라도와 8년 1억 2100만 달러의 계약에 성공했다 (대먹튀가 된건 비밀이다). 이후 리베라는 은퇴까지 불사하며 배수진을 쳤고, 다음 계약에서 간신히 불펜 최초의 천만 달러 투수가 되었으며 (리베라는 2005년 3년 3150만, 2008년 3년 4500만, 2011년 2년 3000만, 2013년 1년 1000만 달러 계약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 불펜투수 연 1500만 달러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이후 라파엘 소리아노 1400만). 반면에 연 15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발투수는 역대 34명이나 있었으며, 당연히 이 중에는 연 3071만 달러를 받는 커쇼, 올해부터 연 3000만 달러를 받는 맥스 슈어저가 포함되어 있다. 올해 역대 FA로 불펜투수 최고액을 찍은 앤드류 밀러의 계약 금액은 4년 3600만 달러였는데, 이 금액은 역대 계약 순위 근처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역대 60위가 올해 파블로 산도발의 9500만 달러). 평균 연봉으로 따져도 리베라와 커쇼의 차이는 두 배가 넘으며, 현역 투수 최고액인 앤드류 밀러와 조나단 브록스턴의 9백만 달러와는 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렇게 따져보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불펜투수의 ‘천국’이다. 불펜 최고액인 안지만의 평균 연봉 (총 계약 규모를 연도로 나눈 금액. 발표 연봉과는 다르게 계약금이 포함)은 16억으로 전체 7위이며 투수 중 3위이다. 1위는 올해 계약한 장원준으로 21억이며, 이 차이는 1.3배 밖에 나지 않는다. 평균 연봉 순위 30위 안에서 우리나라의 불펜투수는 총 6명이나 존재한다 (안지만 16억, 정대현 9억, 송은범 8.5억, 권혁 8억, 정현욱 7.15억, 정재훈 7억). 더 재미있는 것은 30위 안에 선발투수는 4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에이스급 선발투수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KBO의 불펜투수 대접은 엄청난 수준이다.

KBO와 MLB의 투수 운영 방법이 달라서일수도 있다는 가정이 있다. 그렇다면, 불펜투수들의 실제 실점 억제 능력은 얼마나 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체선수와 비교했을 때 투수들이 얼마나 실점을 덜 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여기서 대체선수란, 주전의 누군가가 갑자기 자리를 비웠을 때 얼마든지 올릴 수 있는, 말하자면 1~2군을 왔다갔다하는 선수를 뜻한다.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12명 전후로 투수를 활용하는데, 그렇다면 대강 팀에서 12~14번째 투수 정도가 우리가 원하는 대체선수의 수준이 되겠다. 이를 모토로 각 팀에서 이닝 기준 12~14번째 투수를 정리해보았다. 다음과 같다.

불펜1.png

각 팀의 대체선수 3명은 98.2이닝을 소화했으며, 평균적으로 방어율 5.59를 기록했다. 작년 방어율이 5.22였음을 감안하면, 역시나 대체선수들의 수준은 평균보다 낮았던 것이다 (특히 한화의 대체선수는…). 불펜 최고 연봉자 안지만은 작년에 3.75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대체선수와 비교했을 때 안지만은 경기당 (즉 9이닝당) 1.84점을 억제했다. 작년에 62.1이닝을 던졌으므로, 총 12.7점을 억제한 것이다. 이제 이 수치를 선발투수와 비교해보겠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불펜2.png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총 23명이었다. 총 실점 억제 능력은, 방어율 순위가 중간도 안 되는 장원준이 안지만보다 좋으며, 안지만은 못해서 쫓겨난 마틴보다 간신히 조금 더 좋은 수준인 것이다. 올해 최고의 불펜투수 중 하나였던 조상우의 억제 실점은 24.0점으로, 선발투수로 중간 정도 기록한 유희관보다 조금 좋은 수준이다. 말 그대로, 불펜이 과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너무 라루사식 운영에 매몰되어있던 것은 아닐까? 한번쯤 고민해볼 타이밍이 오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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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uesky539 2015.01.30 15:55 0/0
    투수력이 같은 한화의 경우 선발을 놓고 불펜을 짜기 보단 마무리 투수 이닝수부터 거꾸로 계산해서 게임을 풀어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불펜 벌떼 야구를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ㅎ 그나저나 쿨럭님 칼럼은 여기 게시판에 머물 수준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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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럭 2015.01.30 21:02 0/0
    한화의 투수 운영은 예전 SK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저 또한 생각합니다. SK 시절에도 김성근 감독이 즐겨썼던 스터프형 투수들이 암흑기에 많이 모였죠. 유창식이라든지 조지훈이라든지 최영환 등등...이 상황에 맞춰 잘 나올것이라 생각됩니다. 칭찬은 감사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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