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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30 14:42

[소설]냉정과 열정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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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휴가때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소렌토 등 주요 도시를 여행했는데 가장 좋았던 도시를 꼽으라면 피렌체라고 답하겠다. 피렌체는 오래되고 고급스러운 할머니 책상 위에서 맥북을 켜고 포토샵 작업을 하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고풍스러움과 세련됨이 공존하고 있었다.


로마에서 여행할 적에 한 여자여행객을 만났다. 30살 기념여행이라며 피렌체에 막 다녀왔다고 했다. 하지만 피렌체의 두오모는 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훗날 자신의 ‘쥰세이’와 같이 오겠다며.

L.jpg
피렌체의 전경, 두오모는 세계최초의 팔각형돔이다. 정말 크더라.


쥰세이? 쥰세이가 뭐지? 알고보니 쥰세이는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책의 주인공 이름이었다. 도대체 그 책이 뭐길래 피렌체에서 꼭 가봐야할 곳인 두오모에도 오르지 않았단 말인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냉정과 열정사이 책을 구해 읽었다. 


L.jpg 188484.jpg


2000년도에 쓰여졌다. 15년이나 됐다니. 책을 읽으면서 지금이나, 15년 전이나, 1000년 전이나, 사람의 희노애락의 이유는 다 비슷하구나.
냉정과 열정사이는 두권의 책으로 이뤄져 있다. 같은 사건을 여자의 시각, 남자의 시각으로 나눠썼다. 물론 작가도 여자, 남자로 다르다. 여자 작가인 에쿠니 가오리가 쓴 냉정과 열정사이의 부제는 ROSSO이다. 우리말로 붉은 웨지우드 도기라는 뜻이다. 붉은 도자기라니.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왜 붉은 도자기라고 했는지 감이온다. 남자작가인 츠니 히토나리가 쓴 냉정과 열정사이 부제는 BLUE, 파랑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 여자주인공은 아오이라는 일본여자이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미국인 마빈과 동거하면서 산다. 옛 애인이었던 쥰세이를 잊혀지는 듯, 못잊는 듯 살면서.

에쿠니 가오리의 문체는 ‘청아하다’. 청아하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아주 아주 마른 여자가 린넨셔츠를 입고 밥은 아주 조금 먹고나서 쓴 느낌이다. 군살이 없다. 그러니까 일본풍 사진에서 뭔가 물때가 낀 느낌. 뿌옇기도 한데, 그래도 햇빛이 창창한데도 우울한 느낌. 

ROSSO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몇 개있다.
-마빈의 애정
  1. 마빈이 아오이에게 하는 애정표현이 너무 너무 너무 좋다. 설렌다.

  2. 아오이의 머리카락, 정수리, 머리에 입맞춤을 한다.

  3. 마빈은 아오이를 ‘보석’이라고 부른다.

  4. 비가 올때 우산을 갖고 아오이를 기다리는 마빈의 모습.


-아오이 나쁜년(내 생각)
  1. 마빈이 너무 불쌍했다. 다른 남자를 품고 사는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2. 마빈은 아오이를 보석이라고 불렀다. 아오이는 쥰세이를 나의 들판(la mia campania)이라고 불렀다.

  3. "쥰세이는 동사의 보고였다. 만진다. 사랑한다. 가르친다. 외출한다. 본다. 사랑한다. 느낀다. 슬퍼한다. 사랑한다. 화를 낸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더욱 사랑한다. 운다. 상처 입는다. 상처 입힌다.” 아오이는 쥰세이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4. “나는 당신 인생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해.”마빈이 한 말. 너무 슬프다.


많은 사람들이 어느 책을 먼저 읽는 것이 나을까, 라고 고민하는데 개인적으로 BLUE를 나중에 읽는 것이 낫다. BLUE의 결말이 조금 더 진척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소설은 2년 동안 두 작가가 하나의 챕터를 먼저 쓰고 그 챕터를 보고 다른 작가가 썼다. 번갈아서 책을 쓴 것이다. 작가가 쓴 주인공들의 기분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선 한 챕터씩 책을 번갈아 가며 읽는 방법도 나쁘지 않은 것같다.

BLUE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는 가수이기도 하다. 그의 문체에서도 자유분방하기도 하고, 고민 많은 남자아이의 모습이 드러난다. ROSSO에서 군살 없는 문체가 아니라 앞에서는 밝지만 은근히 생각이 많은 한 남자의 일기를 읽는 듯하다. 

미래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늘 우리를 초조하게 해. 그렇지만 초조해 하면 안 돼.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반드시 찾아오는 거니까.p50



잊을 수 없는 여자가 있다고 해서 지금이 불행하다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매일매일 이 거리의 푸르고 투명한 하늘처럼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아오이와의 사랑을 회복하고 싶지도 않다. 아오이와는 영원히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예감도 들고, 실제로 만난다 해도 아무 소용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분명 기억의 심술이다. 여기가 마침 시간이 정지해 버린 거리여서 그런지, 나는 어딘지 모르게 과거에 흔들리는 나 자신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p142



쥰세이는 메미라는 여성과 동거하며 피렌체에 명화복원 작업을 하면서 산다. 그러나 모함으로 쫓겨오듯 일본에 돌아오고, 옛애인인 아오이를 그리워 한다. 칙칙한 현실 속에서 자기를 다독이기도 하고 주제못하기도 하는 쥰세이의 모습은 요즘 우리들과 닮은 것같다.


쥰세이는 찌질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애인인 메미에게 상처를 주고, 할아버지를 돌보지 않고, 진짜 나쁘구나. 그러나 그의 침울한 상태는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한 마음이 더욱 또렷해진다. 그의 절절한 사랑이 부럽지만 이같은 이별은 하고 싶지 않다. 

나만의 쥰세이, 아오이를 찾게 된다면 절대 헤어지지 않으리.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고민하는 두 남녀의 사랑이 애잔하다. 나라면 열정을 택할 것인지, 냉정을 택할 것인지 생각하며 읽어보면 두 주인공의 심경이 더 잘 이해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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