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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메인에 늘 뜨는 기사 중 하나는 이거다.

'xx, 컴백 위해 oo키로그램 감량, 놀랄만한 외모’


지하철에서 늘 볼 수 있는 광고 중 하나는 이거다.
'또렷한 눈매, oo성형외과에서 자신감 되찾자.’

이미 타자는 우리를 살빼기 전까지는 놀랄만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규정하고, 또렷한 눈매가 없는 것은 곧 자신감 없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일부 여론은 ‘타자가 만들어낸 욕망에 종속’되지 말라며,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는 라캉의 철학까지 들고 나온다.

타자의 욕망과 동일시 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분열이 일어나고 소외감을 느낀다. 상상속의 잘생긴 나와 현재 못난이간의 균열이다. 합리적 판단을 통해서 타자의 욕망에 끌려다니지 말고, 나의 욕망이 무엇인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자각해 현실의 자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될터이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 이미 그 타자의 욕망들은 담론을 통해 바람직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 담론은 중층구조로 이뤄져있다. ▲부모님의 말씀을 통해 바람직한 외모는 무엇인가 알게 되고, 미디어를 통해 바람직한 외모는 무엇인지 주입된다. 또 친구나 사회관계를 통해 바람직한 외모에 대한 담론은 더욱 공고해진다. 그 욕망은 곧 자신의 욕망이 되어버렸다. 
외모란 참 어려운 문제다. '내가 내 얼굴, 몸뚱이갖고 사는데 뭐 불만있어?' 라고 외치기엔 이 세상은 각박하다. 개성이 존중받는 외모민주주의가 이뤄지지 않은 터이다. 이를 주제로 풀어나가는 이야기 두 편을 소개하겠다. 외모민주주의가 이뤄지지 않은 우리 세상에 관한 이야기다.
첫번째는 웹툰이다. 웹툰은 제목부터 노골적이다. <외모지상주의>.

주인공의 설정이 재미있다. 주인공 형석은 뚱뚱하고 못생긴데다가 키도 작고 공부도 못하는 찌질이이다. 학교에서 ‘잘나가는 애들'의 노예로 부려지고 있다. 괴롭힘을 당한 것을 알게 된 엄마가 형석이를 전학보낸다. 전학가기 전날 자취방에서 잠들고 일어난 형석은 알게된다. 자신이 잘 생겨졌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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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못생긴 형석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못생긴 형석은 잠들어 있다. 잘생긴 형석이 잠들면 못생긴 형석이 깨어나고, 다시 못생긴 형석이 잠들면 잘생긴 형석이 일어난다. 형석은 잘 생긴 얼굴로는 전학간 학교생활을 하고, 못생긴 얼굴로는 밤에 편의점 알바를 한다. 못생긴때와 잘생긴때의 ‘사회'생활은 다르다. 생활은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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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웹툰의 작가는 놀랍게도 지금 대학원생이면 알만한 한때 얼짱으로 이름을 날렸던 박태준이다. 지금은 쇼핑몰 아보키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나도 그를 기억한다. ‘샤기컷’에다가 귀걸이, 비쩍마른 몸 그리고 써클렌즈 등으로 치장해서 하두리를 찍었던 그를! 그의 블로그에서 '웹툰을 통해 외모지상주의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가감없는 현실'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가감없는 현실에 만화적 요소와 과장된 드라마를 잘 엮어서 재미난 만화를 만들자는 생각이었다고 한다.그리고 자신이 반영한 현실을 우리들이 관람하면서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각자의 정의와 의미를 한번쯤 생각했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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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외모지상주의>를 보면서 외모지상주의를 만들어가는 타자욕망의 담론을 목도한 느낌이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고등학생들은 그 욕망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외모가 곧 권력이고, 잘 생긴 외모는 도덕적인 것이다. 얼짱으로 한 시대를 살았고, 지금도 외모에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는 작가, 즉 외모지상주의의 최대 수혜자가 그린 외모지상주의가 궁금하다면, <외모지상주의>를 ‘관람’해도 좋을 것같다. 웹툰의 주인공들은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이제 이와 반대의 상황이다. 못생긴 여자의 이야기다. 끝까지 못생긴 여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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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이다. 소설의 모티브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그림이다. 이 작품은 벨라스케스가 스페인 국왕 페리페 4세의 마드리드 궁전의 큰 방에 모여 있는 왕가를 스냅샷을 찍듯 그려냈다. 마르가리타 왕녀의 깜찍한 얼굴이 가운데 있다. 시녀, 개, 호위병, 난장이가 시녀를 둘러싸고 있다. 그 중 난장이에 주목하길 바란다. 참 못났다. 소설 제목은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 같다. 라벨은 벨라스케스의 그림의 주인공격인 마르가리타 왕녀의 초상화를 보고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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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나’는 잘생긴 무명배우 아버지와 펑퍼짐하고 못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못난 어머니를 버리고 결국 아버지는 여배우에게 새 장가를 든다. 이렇게 홀어머니와 살다가 나는 백화점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엄청나게 못생긴 여자와 마주하게 된다. 얼마나 못났냐면 정말 '헉'하고 할말을 잃을 정도로 못생긴 여자. 아버지를 반면교사로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에서 비롯되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같이 근무하는 형인 '요한'은 '나'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여자에게 말이야... 무정(無情) 보다 더 비참한 게 뭔지 아니? 동정이야. 동정하는 거라구.

 

하지만 아버지를 닮아 말쑥하게 생긴 나와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그녀와의 연애는 시작된다. 기적같은 사랑이 시작되지만 그녀는 상처받을 것이 두렵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는 자기 자신의 두려워 떠나고 만다. '나'는 그녀를 찾아 다시 만나게 되고, ... 음 그 다음엔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반전에서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것일까?


가수니, 배우니 하는 여자들이 아름다운 건 실은 외모 때문이 아니야.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해 주기 때문이지. 너무 많은 전기가 들어오고, 때문에 터무니없이 밝은 빛을 발하게 되는 거야.

 

아름다움은 사랑받기에 생겨난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랑받으려면 아름다워야 한다. 아름다움은 다시 사랑을 부르고 사랑을 부르려면 아름다워야 하고... ... . 작가는 '외모의 굴레'를 벗어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이상의 것을 생각하지도 못하는 인간의 멍청함을 지적하고 있다. 외모라는 한 축에만 집착하는 인간에게 그건 보여지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모든 인간에게 완벽한 미모를 준다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아. 그때는 또 방바닥에 거울을 깔아놓고 내 항문의 주름은 왜 정확한 쌍방 대칭 데칼코마니가 아닐까, 머릴 쥐어뜯는 게 인간이라구.


아름다움과 추함의 차이는 그만큼 커, 왠지 알아? 아름다움이 그만큼 대단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그만큼 보잘것없기 때문이야. 보잘것없는 인간이므로 보이는 것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거야. 보잘것없는 인간일수록 보이기위해, 보여지 위해 세상을 사는 거라구.

 

모두가 열망하는 파티에 집에서 입던 카디건을 걸치고 불쑥 갈 수 있는 인간은 진짜 부자거나, 모두가 존경하는 인간이거나 둘 중 하나야. 존재감이 없는 인간들은 아예 가지 않아. 자신을 받쳐줄 만한 옷이 없다면 말이야.


인간은 외모라는 x축으로만 이뤄져 있지 않다. 자신감, 진지함, 유머감각 혹은 부지런함이라는 축과 같이 셀 수 없이 많은 축으로 이뤄져 있고 각자가 가진 강점의 축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파티에 초대되었다. '아름다운 외모'라는 드레스나 턱시도가 없다고 그 파티에서 쭈구리가 될 필요는 없다. '아름다운 뇌' 혹은 '아름다운 성실성'같은 나를 가장 빛나게 하는 옷을 입고 그 존재감을 뽐내면 될터이다. 그 옷이 꼭 외모가 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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